나는 왜 배우자의 부모님 앞에서 바보처럼 행동하는 것일까요?
이 질문은 질문자가 자신이 특정한 역할을 연기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그렇다면 우선 어빙 고프먼(Erving Goffman)의 시각을 살펴보자,
고프먼은 사회학자이지만 그의 아이디어는 드라마 치료의 형성에 크게 이바지했다. 그는 자아를 유기체로 여기는 것은 실수이며, 그것은 그저 장면이나 문맥상 나타나는 극적인 효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 누군가가 낯선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 그들이 그 사람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정보를 많이 얻을수록 새로운 사람이 자신들에게서 무엇을 기대하는지 알고 있다는 사실에 기뻐할 것이다. 우리는 이런 정보를 구할 때 그 사람의 옷, 억양, 머리 모양, 자세, 얼굴 표정 등을 살펴본다.
이는 우리가 새로운 사람이 누군지에 관해 그림을 그려나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고프먼은 우리가 그 사람을 의심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그 사람이 실제로 그 자신이 보여주는 모습과 같은 사람이 라고 믿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새로운 사람 역시 원하는 바가 있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 자신을 높이 평가하길 바라거나, 자신이 그들을 높이 평가한다고 그들이 생각하길 바랄지도 모른다.
이것이 모두 통제력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자신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통제하고 싶은 것이다. 이는 그 사람이 자신의 '자연스러운' 자아로부터 멀어져서 친구, 배우자, 교사, 상사 등에게 보여주는 면과는 아주 다른 면을 보일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고프먼에 따르면 우리는 모두가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특정한 역할을 연기한다.
- 이렇듯 '다른 사람인 것처럼' 연기하는 능력은 우리를 습관적인 행동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는 드라마 치료의 핵심이다.
우리가 배우자의 부모 앞에서 이상하게 행동한다고 해서 고프먼이 우리를 나무라지는 않을 것이다. 사회는 일상생활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우리가 이렇게 연기하길 요구하기 때문이다. 또한 고프먼은 우리 모두가 스스로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실제 느끼는 대로 표현하면 좋겠다는 발상은 낙관적이고 불필요한 이상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사람은 '상황에 관해 다른 사람들이 일시적으로나마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해 모두가 계속 행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프먼은 이를 위해 '당장 느껴지는 진실한 감정을 억누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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